블럭버스터 영화에서 탄탄한 시나리오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확고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위트 넘치는 대사, 스토리의 흐름에 잘 융합된 액션의 연출. 물량공세 대중영화의 모범답안이 여기 있네.
"4.0"이라는 시리즈의 제목이 말해주듯 아날로그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시리즈가 디지털 테크노 감성을 입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이 영화는 향수 어린 시선으로 맥클레인형사를 그리워하는 어른들은 물론, 스크린을 수놓는 CG액션에 익숙한 젊은층까지 모두를 만족시킨다.
디지털테러에 맞서는 아저씨의 아날로그액션은 현명하게도 "거봐,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누른다니깐!" 같은 아저씨스러운 설교를 하는 대신, 핏줄까지 코일로 휘감겨 있을 것만 같은 젊은 놈의 두뇌에도 도움을 받아 사이좋게 짐을 나눠지고, 행복한 동행을 꿈꾼다.
2시간 2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가버리는, 정말 오랜만에 본 재미있는 영화! 이 영화에게 별점 대신 FUN*5개를 주고 싶다.
자본과 기술력이 뒷받침 되면 시나리오와 연출력은 얼마든지 보강할 수 있고, 언젠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모 영화의 기술적 성취에 후한 점수를 줘야한다고 안달하는 사람들에게 강추.
이들은 잊은 것 같은데, 참신한 상상력에 기반한 좋은 시나리오와 그것을 영화적으로 구현하는 연출력은 영화의 기본이다. 영화의 역사는, 그 기본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이 발전되어 왔음을 알려준다.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수많은 영화들의 시나리오와 연출이 얼마나 깜짝놀랄만큼 뛰어난지 모르는건가?
+ 덧붙여서,
1. 이 영화는 존 맥클레인의 깐죽거림에서 그치지 않고,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깐죽거린다. 깐죽거림의 향연이라고나 할까. -_-;;;
2. 감독이 <언더월드> 시리즈의 렌 와이즈먼이다. <언더월드>는 1편은 재밌게 봤다. 그러고보면, 이 사람 액션 연출엔 일가견이 있네. 케이트 배킨세일의 남편이지 아마. 배우 뺨치게 잘 생겼든데. 신은 불공평해.. ;;;
3. <다이하드> 시리즈 사상 가장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악당 가브리엘역의 티모시 올리펀트. 보는 동안 내내 얼굴이 낯이 익다고 생각했었는데... 찾아보니 나의 완소영화 <고>에서 늘상 약에 취해 있는 마약딜러로 나왔던 그 남자잖아. 그 영화에서도 한 눈에 띄더라니! 반가워, 앞으론 잘 나가길 바래.
4. 그나저나 브루스 윌리스는 정말로 "언브레이커블"!